MEDIT 총무팀장 최준용님 소개
대기업, 외국계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에서 약 13년간 총무업무를 진행한 총무 전문가. 2025년 표준협회 총무자산관리 강사 활동 중이며 자산 관리부터 산업안전 분야 까지 총무 업무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줄었는데, 왜 더 편해졌을까?
이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마주한 첫 번째 현실은 ‘공간 감축’이었습니다.
기존 760평에서 400평. 숫자만 봐도 절반입니다.
직원수는 그대로,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오래된 고정관념 “사람 수만큼 책상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Phase 1. 공간을 줄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 감축 전략
(1) 공간 감축이 정말 가능할까? 데이터로 증명하다.
IoT 센서도 없던 시절. 우리는 임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사무실 내 모든 공간의 이용률을 직접 체크했습니다.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미팅룸의 예약 현황과 실제 사용 여부를 일일이 대조하는, 말 그대로 ‘발로 뛴 조사’였습니다. 그 당시에 마일(Mile)의 미팅룸 이용률 측정 시스템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측정 대상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
직원 좌석 착석률, 그리고 미팅룸 실제 이용률.
워크스테이션 이용률이 최소 80%는 될 거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실제 착석률은 50%에 불과했습니다. 휴가기간도 아니었고 휴가자 수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달간 측정한 자료의 평균값이었어요. 반면 미팅룸은 늘 부족했고, 특히 6~8인 규모의 회의실을 구성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자율좌석제를 시행하여, 현재 좌석의 70% 수준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2)공간 감축 전략을 구체화하다!
- 엠베서더와의 워크숍을 통해 “우리 업무에 꼭 필요한 공간은 어디까지인가”를 현실적으로 추렸고,
- 전자 아카이빙을 도입해 문서 보관 공간을 줄였으며,
- Clean Up Day를 운영해 개인 물품과 공동 자재를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공간은 단순히 ‘줄인 면적’이 아니라, 집중과 협업을 위한 새로운 영역으로 재설계되었습니다.
Phase 2. 스마트 오피스의 핵심, 기술과 시스템. 그리고 인식전환
“자율좌석제? 그냥 큰 책상만 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개인의 고정 좌석이 줄어든 지금, 오히려 더 섬세한 설계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임직원은 자율좌석제 도입을 “내 자리가 사라진다”는 불안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이 인식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디든 내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인식 전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사전에 설계하고, 엠베서더를 통해 전파했습니다.
동시에, 스마트 오피스 솔루션을 도입해 누가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좌석 예약 시스템은 Web과 Mobile 모두 지원하여 회사 네트워크 내에서 좌석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매뉴얼 없이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UX를 구현했습니다.
- 도킹 스테이션에 노트북만 연결하면 전원, 네트워크, 모니터가 자동 세팅되며 좌석 로그인까지 한 번에 완료됩니다.
- 회사 유선전화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 개인 기기에서 회사 전화 수신과 발신이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단순히 ‘자리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의 ‘제3의 공간(Third Place)’ 개념을 오피스에 적용했습니다. 업무 특성과 개인 집중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습니다.
각자의 몰입 방식에 맞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짜 ‘스마트’한 오피스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Phase 3. 직원의 일상을 배려한 디테일
새로운 공간에 적응해야 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는 직원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작지만 결정적인 디테일을 설계에 담았습니다.
(1) 번호키 사물함 설치
개인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에게 사물함을 제공했습니다. 열쇠를 잃어버릴 걱정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번호키로 구성했고, 위치에 대한 불만을 줄이기 위해 분기별로 추첨제를 도입했습니다.
(2) 이동 가능한 개인 수납 가방 제공
자율좌석제 환경에서는 ‘내 자리가 없다’는 불안보다, ‘내 물건은 어디 있지?’가 더 큽니다. 자주 사용하는 물품을 담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용 가방을 제작했습니다. 노트북부터 필기도구까지 꼭 필요한 것들이 들어가면서도 사물함에 딱 들어가는 사이즈. 실용성과 이동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3) 사내 감성 카페 구축
머무르고 싶은 공간, 오피스 내 카페 아침마다 향긋한 커피향이 반기는 사무실을 상상해보셨나요? 매장 수준의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수입한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왔고, 드립커피머신과 토스트 머신까지 함께 구비해 작은 휴식의 질도 높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스마트 오피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스마트 오피스, ‘새로운 방식의 협업’이 시작된 순간
스마트 오피스는 단순히 책상의 배치를 바꾸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바꾸고자 했던 것은 일하는 방식, 협업의 문화, 그리고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태도였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그라운드 룰을 마련했습니다.
이 규칙들은 통제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간을 공유하는 구성원 간의 배려와 협업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었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해 사용 후 방치된 물건을 회수하고, 정해진 공간에 정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자 구성원들은 이 새로운 질서에 자연스럽게 적응했고, 이제는 아무런 안내 없이도 모두가 스스로의 공간을 책임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이사’가 아니었습니다. 변화관리, 기업문화 정립, 신기술 도입이 맞물린 복합적인 과제였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조율을 거쳐야만 했던 총무 조직의 종합 예술이었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함께한 엠배서더들의 헌신과 구성원들의 유연한 수용 덕분에 우리는 연말, 수천 명 중 단 세 명에게만 주어지는 Outstanding Award를 받는 영광도 안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간 이전을 넘어, 조직 전체의 변화관리를 통해 새로운 협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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